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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원서, 포기 안하고 끝까지 읽는 꿀팁




중학생 때 해리포터 책을 읽으편서 해리포터 덕후가 되었다. 자연스럽게 해리포터 원서를 사모으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책도 읽고 영어공부도 하고 일석이조라 생각했지만, 앞 몇 페이지만 열심히 읽은 뒤 책은 장렬히 책장에 꽂히고 말았다. 모르는 단어도 너무 많았고, 그때 내 영어실력으로는 너무 어려웠던 것 같다. 그 후 15년 정도의 기나긴 세월이 흐르고 드디어 나는 원서를 완독할 수 있는 30대 여성이 되었다! 그 방법을 공유해볼까 한다. 

퍼스 시티에 있는 중고서점. 나는 중고서점이 좋다. 중고서점의 매력은 어떤 책을 만나게 될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표지와 제목을 보며 시대를 넘나드는 책들 속에 파묻힌다. 오래된 종이 냄새가 좋아 괜히 아주 낡은 책을 집어보기도 한다. 책에 적힌 낙서를 보며 전 주인을 상상해본다.  

원서를 왜 읽는가? : 영어공부 VS 독서

본격적으로 원서를 읽기에 앞서, 내가 원서를 읽는 이유를 분명히 해야한다. 책을 읽기 위해서인가, 영어 공부를 위해서인가? 나의 경우 영어공부에 초점을 맞추면 완독이 어려워 항상 책을 읽는다는 마음으로 읽었다. 공부라고 생각하면 일일이 모르는 단어를 찾고 정리하는 것이 너무 피로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원서를 읽으면서는 내용을 이해하고 마음에 와닿는 글귀를 찾는다는 마음가짐으로 읽었다.

어떤 책을 골라야 하는가?

원서 완독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어떤 책'을 고르냐 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모르는 단어가 많아서, 혹은 영어를 못해서 유아용 동화책같은, 본인의 지적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책을 고르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독서의 본질에 대해 잊어서는 안된다. 우리는 영어를 공부하기 위해 책을 읽는 것이 아니다. 내가 문장 해석을 잘 못한다거나 단어를 잘 모른다면, 중학생용 단어와 문법 공부먼저 하자. 갖추기만 해도 훨씬 더 다양한 범위의 원서를 읽을 수 있다.

중학생 수준의 영어어휘, 문법체계를 갖추었다면 이제 책을 골라볼 차례이다. 1순위는 재미있는 책, 내가 관심있는 분야의 책, 내가 공부하고 싶은 내용의 책이다. 흥미가 기반이 되면 포기하지 않는 원동력이 된다. 2순위는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의 책을 읽는 것이다. 드라마나 영화의 원작이 되는 책을 읽으면, 단어가 조금 어렵더라도 흐름을 파악하는데에 문제가 없다. 만약 완전히 새로운 내용의 책을 읽고자 한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서점에 가면, 새로운 책들이 많고 제목이 끌린다거나 책의 디자인이 너무 갖고싶게 생겼다던가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는 책을 펼쳐 앞장의 한두페이지를 읽어보자. 내용을 읽고 대략의 흐름이 이해가 간다면 주저없이 선택하자. (어떤 사람들은 책의 한두페이지에 열몇 개 이상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고르지 말라고 하는데, 나는 이 의견에 반대한다. 읽어서 내용 이해가 가면 그만이다. 내가 모르는 것에 집중하지 말고, 아는 것에 집중해보자.)

서점에서 발견한 kpop 아이돌 관련 서적. 팬이라면 어떻게 해서든 이 책을 꼼꼼히 읽어보고 싶을 것이다. 관심분야의 원서를 읽어보자.

오디오북, 템빨(?)의 끝판왕.

활자가 익숙하지 않은 어린 시절에는 엄마 아빠가 책을 읽어주곤 했다. 원서를 읽을 때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우리는 한글만큼 영어에 익숙하지 않다. 혼자 읽으면 속도가 느릴 수 밖에 없다. 이 때 오디오북을 사용하면 읽는 속도를 극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책을 돈주고 샀으면서, 굳이 오디오북을 또 돈주고 산다고?" 혹시 템빨이라는 말을 들어보았는가? 독서에도 템빨이라는게 작용하더라. 게다가 투자대비 얻는게 꽤 많다. 강세, 인토네이션 등 읽기만 해서는 모르는 영어의 중요한 요소들을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다. 모르는 단어는 훅훅 넘어가고 전반적인 내용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나 역시 영어원서 첫 완독에서 오디오북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원서를 읽기 시작한지 얼마 안된 사람들에게는 특히나 더 추천한다. 대표적인 오디오북 사이트는 유료서비스인 오더블이 있다. 낱권으로 구매해도 되고, 정기권을 사면 매달 나오는 크레딧으로 오디오북을 구매할 수도 있다. 그런데 고전명작이나 베스트셀러는 유튜브나 구글 검색을 통해 무료로 접할 수 있기도 하다. 이런 경우 책을 구매하기 전에 미리 오디오북이 있는지 확인해보고 구매하는 것이 좋다. 

독서의 끝은 기록

나에게 독서란 보물찾기이다. 책을 읽으며 내 인생에 도움이 될만한 문장, 마음을 움직이는 문장, 궁금증 혹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오르게 하는 문장을 찾는다는 마음가짐으로 책을 읽는다. 그리고 그 문장을 기록해두면 나중에 다시 읽을 때 시간이 지나서도 책에 대한 내용이 잘 기억난다. 그렇기에 오디오북과 함께 책을 읽으며 마음에 와닿는 문장에 밑줄을 친다. 책을 다 읽은 후에는 밑줄 친 문장을 독서기록장에 적어둔다. 여유가 되면 그 문장을 읽으며 떠오른 생각을 같이 적어두기도 한다. 이 때 주의할점이 있다. 첫째, 줄을 많이 긋지 않는 것이다. 줄을 너무 많이 그으면 기록할 때 부담이 된다. 단 한 문장만 기록하더라도, 내가 그 문장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온전히 머리와 맘속에 새겨둔다면 인생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책에 대해 소개할 때 내가 고른 영어문장을 함께 소개해보자. 당신은 순식간에 지식인으로 추대받을 수 있다.) 둘째, 모르는 단어를 따로 정리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자. 책을 읽다보면 작가가 즐겨쓰는 단어가 반복적으로 나오더라. 나는 그 반복적으로 나오는 단어들 중 모르는 것만 사전을 찾았다. 자주 나오는 단어라 따로 옮겨 적어두지 않아도 금방 외울 수 있었다. 그 외에 모르는 단어들은 그냥 흘려보냈다.

책 속에서 나만의 보물을 찾아보자. 

 

내가 좋아하는 책을 원서로 읽으면 정말 색다른 행복을 경험할 수 있다. 나와 책의 세계가 아주 가까워지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 때 느낀 감정이 정말 좋았다. 오디오북을 엄마 아빠 삼아 함께 읽어보자. 일정한 시간을 투자하면 두꺼운 책도 금방 읽을 수 있다. 모르는 단어에 신경쓰지 말고, 내용의 흐름에 집중하며 나에게 와닿는 문장을 찾아서 기록해보자. 이 기록들이 모여 인생의 큰 자산이 되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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